출처 www.bok.or.kr/portal/bbs/P0000593/view.do?nttId=10058886&menuNo=200068
3월 이후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pandemic)으로 글로벌 경제가 심각한 영향을 받으면서 우리나라의 금융시스템도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신용경계감이 확산되는 등 다소 불안한 모습을 나타냈다. 정부 및 한국은행의 시장안정화 조치 등 적극적 정책대응으로 금융시장 불안은 대체로 진정되었으나, 코로나19 전개 양상에 따라 금융불안이 재연될 우려가 있다. 전반적인 금융시스템 상황을 보여주는 금융안정지수(FSI)는 2월부터 빠르게 상승하여 4월(22.3) 위기단계에 이르렀다가 이후 하락하였으나 주의단계 임계치(8)를 상당폭 상회(18.0)하고 있다.
금융안정 상황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신용시장의 경우 가계의 지속적인 대출수요 증가, 업황 부진에 따른 기업의 자금확보 노력 등으로 민간신용이 큰 폭으로 확대되었다. 이에 더해 명목GDP 성장률이 하락하면서 명목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크게 높아졌다. 가계신용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확대된 가운데 경기부진 등으로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이 낮아지면서 채무상환부담이 늘어났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아직까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비은행금융기관에서 일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기업신용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업황 악화 등으로 자금수요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신용공급으로 증가세가 확대되었다. 기업부문의 자금조달 여건 개선에도 불구하고 향후 경기회복이 지연될 경우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신용 및 유동성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자산시장에서는 채권 및 주식 시장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높은 변동성을 나타냈다. 장기시장금리는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 금융시장의 불안심리, 국내외 시장안정화 조치 등의 영향으로 등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용스프레드는 기업실적 악화, 신용등급 하향 조정 등의 우려가 증대되면서 3월 중순 이후 크게 확대되었다. 주가는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 등으로 주요국과 함께 급락하다가 국내외 정책대응 등에 힘입어 3월 하순 이후 빠르게 반등하였다. 주택매매가격은 정부의 규제강화, 실물경제여건 악화 등으로 상승세가 둔화되었으나 최근 들어 상승 압력이 다시 강화되는 모습이다.
금융기관의 경우 일반은행의 경영건전성은 대체로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수익성은 금리 하락에 따른 순이자마진 축소 등으로 저하되었다. 비은행금융기관은 자산 성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자산건전성도 대체로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였으나, 수익성은 대부분의 업권에서 저하되었다. 아직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이 금융기관 경영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가운데 향후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수익성이 추가적으로 악화되고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증가한 대출의 잠재리스크가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현재화될 가능성이 있다.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자금은 채권자금의 순유입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로 주식자금이 대규모 유출되면서 1~5월중 49억달러의 순유출을 나타냈다. 향후에도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 미·중 갈등 심화 우려 등으로 글로벌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자본유출입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금융시스템의 복원력, 즉 대내외 충격을 감내하는 능력은 코로나19 확산 대응과정에서 금융기관의 자본적정성, 유동성 비율이 다소 하락하였으나 여전히 규제기준을 큰 폭 상회하는 등 양호한 모습을 나타냈다. 다만 코로나19의 영향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경우 신용 및 시장 손실이 커지면서 국내 금융기관의 복원력이 저하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유의하여야 한다. 대외지급능력 측면에서는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출에도 불구하고 외환보유액이 소폭 감소에 그치는 등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였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의 금융시스템은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유례없는 금융·실물 충격으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우리나라와 주요국 정부 및 중앙은행의 적극적 정책대응이 효과를 나타내면서 점차 안정세를 회복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의 재확산 가능성, 국내외 경기전망의 불확실성, 미·중 갈등 고조 등 대내외 불안요인이 잠재해 있어 높은 수준의 경계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민간에 대한 적극적인 신용공급이 가계 및 기업의 위기 극복에 큰 도움이 되고 있으나,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그동안 늘어난 대출이 금융시스템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유의하여야 한다. 한국은행은 앞으로도 정부 등과 협력하여 신용경계감 강화 및 유동성 경색 심화 등 금융불안 요인 발생 시 이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중장기적인 시계에서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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